고흥은 대한민국 남해안의 조용하고도 풍부한 자연을 품은 아름다운 해양 도시입니다. 특히 고흥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섬의 고장’으로, 육지와 연결된 섬들을 통해 편리한 여행 동선을 제공합니다. 그중에서도 소록도, 나로도, 거금도는 고흥을 대표하는 섬으로, 각각의 문화적 배경과 자연경관, 체험 요소가 달라 섬 여행의 진수를 느끼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소록도 – 역사의 아픔과 치유가 공존하는 섬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에 위치한 소록도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담은 상징적인 섬입니다. 이름 그대로 ‘작은 사슴이 누워 있는 섬’이라는 뜻을 가진 이 섬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센병 환자들의 격리 공간이라는 무거운 역사를 함께 품고 있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시절인 1916년에 일제가 조성한 소록도갱생원(현 국립소록도병원)은 당시 강제수용, 인권침해, 차별로 얼룩진 아픈 기억의 중심지였습니다. 오늘날 이곳은 인권과 존엄, 치유와 회복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역사적 교훈을 남기는 교육의 장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소록도는 소록대교를 통해 육지와 연결되어 자동차나 자전거를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입도 시 별도의 통행 제한이 없습니다. 섬에 들어서면 먼저 소록도병원 역사관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곳은 한센병 환자들의 생활상, 의학의 발달 과정, 소록도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한 전시 공간으로, 관람을 통해 단순한 병원 그 이상의 의미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전시물 하나하나에 담긴 삶의 흔적과 환자들의 기록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섬 내부에는 수국길, 치유의 숲, 전망대 산책로, 소록공원 등이 조성되어 있어, 역사 탐방과 자연 힐링을 동시에 누릴 수 있습니다. 특히 매년 6월 무렵 수국이 만개할 때면 섬 전체가 형형색색의 꽃으로 물들어, 조용한 추모 공간이자 아름다운 여행지로 변모합니다. 이 시기에는 사진작가나 감성 여행자들이 많이 방문하여 섬의 풍경과 분위기를 즐기기도 합니다. 또한, 소록도성당은 건축학적 아름다움과 함께, 한국 가톨릭 인권 운동의 상징지로도 의미가 깊습니다.
소록도는 상업화된 관광지와는 전혀 다릅니다. 한적하고 고요한 풍경, 그 안에 녹아 있는 인간의 삶과 인권에 대한 메시지는 다른 어느 여행지에서도 얻기 힘든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특히 혼자만의 여행을 원하는 이들이나 내면을 돌아보고자 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단순한 위로를 넘어, 인간다움과 치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인문 여행지라 할 수 있습니다.
나로도 – 우주와 자연이 어우러진 과학 체험의 섬
나로도는 고흥군 봉래면에 위치한 섬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우주’를 경험할 수 있는 독보적인 여행지입니다. 이 섬은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된 나로우주센터가 자리한 곳으로, 과학기술과 관광이 결합된 대표적인 체험형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나로우주센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운영하는 시설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주과학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체험관 내부에는 우주선 내부 구조, 발사체 제작 과정, 인공위성 원리 등을 이해할 수 있는 풍부한 콘텐츠가 마련돼 있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발사대 전망대에서는 실제 나로호 발사 장면이 재현되는 영상과 함께, 발사대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높은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입장 시에는 신분증 지참이 필수이며,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 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사전에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은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복합 관광지로, 가족 단위 방문자에게 특히 추천됩니다.
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섬 전체에는 봉래산 둘레길, 해양 체험 마을, 해안 카페거리 등이 조성되어 있어 자연 속에서의 여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봉래산 전망대는 고흥 바다와 나로도 전경, 그리고 멀리 해상에 떠 있는 섬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 필수 코스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제주도까지 보일 정도로 탁 트인 전망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2024년부터는 나로도에 새로운 명소가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우주캠핑장입니다. 이 캠핑장은 우주센터 인근에 위치해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를 상상할 수 있는 테마형 숙박 공간으로 운영됩니다. 캠핑장 내부에는 천체망원경, 천문강의, 별자리 지도 등 가족 참여형 프로그램이 제공되어 아이들의 교육적 경험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나로도는 단순한 자연 관광지를 넘어 과학기술과 여가의 융합, 가족 중심의 체험형 콘텐츠를 갖춘 차별화된 섬 여행지입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 자연과 과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 또는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커플 여행객에게 최적화된 목적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거금도 – 드라이브와 힐링이 있는 감성 해안 섬
거금도는 고흥군 금산면에 위치한 고흥 최대의 섬으로, 거금대교를 통해 육지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약 35km 길이의 해안도로가 섬 전체를 휘감고 있어 드라이브 여행지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섬 전체가 고요하면서도 개방감 넘치는 바다 풍경으로 가득 차 있어 방문하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최근에는 SNS에서 남도 감성 해안 드라이브 성지로 주목받으며 특히 젊은 세대의 여행지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거금도는 대표적으로 죽암해수욕장, 용두해변, 대금산 전망대 등이 유명하며, 각각의 장소에서 탁 트인 남해안의 푸른 바다, 조용한 백사장, 숲과 바다의 조화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금산 정상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지형 덕분에, 캠핑족과 사진 애호가 사이에서는 일명 ‘남해 인생샷 명소’로 불릴 정도입니다.
거금도에는 자연 풍경 외에도 풍부한 해산물과 지역 특산 음식이 또 다른 여행 포인트입니다. 섬의 항구 주변에는 현지 어부들이 직접 운영하는 활어회센터와 바지락칼국수 전문점, 전복죽 맛집들이 즐비해, 싱싱한 제철 해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친환경 어업이 발달되어 있어 먹거리의 신뢰도 또한 높은 편입니다.
2024년 현재, 거금도는 도로 정비와 관광 안내 인프라가 대폭 확충되면서 걷기 여행자를 위한 해안 둘레길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총 6개 코스로 나뉘어 있는 이 길은 구간별로 난이도와 풍경이 달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오솔길, 야자수길, 숲길이 각각의 매력을 더합니다. 도보 중간마다 마련된 포토존과 쉼터, 지역 미술 작가들의 조형물 설치 덕분에 단순한 걷기에서 벗어난 예술+자연 체험 코스로도 활용됩니다.
또한, 섬 중심에는 거금 생태숲 체험장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교육적 가치도 제공합니다.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생태 관찰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자연 감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며, 숲 속 목공예 체험, 나무 이름 맞히기 등 흥미로운 콘텐츠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거금도는 드라이브, 해안 풍경, 음식, 체험, 힐링 등 여행의 다양한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섬입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풍경을 음미하고 싶은 사람, 혼자 또는 둘이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분들은 좋은 장소로 다가오실 겁니다.